편지

제목 상추는 꽃입니다. - 2017년 8월 1일
작성자 이주환

안녕하세요.

한결PIF 이주환입니다.


어제도 한 차례 시원하게 비가 내렸습니다. 이제 상추가 꽃대가 올라오면서 꽃이 피기 시작하겠군요.

서울에서 조금 떨어진 지역에서 주말농장을 처음 시작하면서 만만하게 보고 상추를 한 이랑 가득 씨를 뿌렸다가 한 동안 상추만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특히 상추를 얼추 다 뜯고났는데 비가 오면 단 며칠내로 기를 쓰고 원상태로 돌아오는 상추가 가끔 섬찟할 때도 있었습니다.


상추를 따면 하얀 진액이 제법 나오는데, 하얀 피를 흘리는 것 같아 상추한테 몹쓸 짓을 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더군요. 아마도 순교자 이차돈의 머리가 베어질 때 상추는 바로 옆에서 하얀 피를 뒤집어 썼나 봅니다. ^^;


그렇게 사람들한테 뜯겨 먹히고 삼겹살 불판에 두 세장 겹쳐 올려져 삼겹살이 타지 않게도 하고 갖가지 역할을 다하고나면, 상추는 8살 막둥이만큼 커져서 노란 꽃을 피우는데 정말 아름답습니다.


끝내 상추는 아름다워지더군요.


그렇게 예쁜 상추꽃을 볼 때 즈음 옥수수를 수확하고, 옥수수대를 소한테 가져다 주면 큼지막한 어금니로 빼빼로 먹듯 정말 맛있게 먹더군요. 옥수수도 버릴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무덥고 습하고 끈적거리는 여름도 자연을 생각하면 미소가 지어집니다.

옥수수 한 소쿠리 삶아내어 선풍기 앞에서 가족들과 도란도란 새참 즐기시는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여러분의 시간도 옥수수처럼 버릴 것 없는 그래서 충만한 삶이 되기를...

그래서 상추꽃처럼 끝내 아름다워지시길...


fin...


단기 4350년 8월 첫날

이주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