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부 밥
- 작가
- 레이 힐버트, 토드 홉킨스
- 출판
- 위즈덤하우스
- 발매
- 2006.11.15.
-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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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셨는지요.
한결에스피 이주환입니다.
서서히 반기의 압박이 오고 있는 가운데 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5월의 하늘은 종종 너무 아름다운 풍경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그 아름다운 풍경은 가끔 고개를 높이 들고 하늘을 응시하는 사람에게 오는 축복인 것 같습니다. 특히 세상이 저녁을 만들 즈음 붉은 기운의 변화와 함께 하는 하늘은 오래도록 자리를 뜨지 못하게 하고 가슴 가득 감성을 담아 주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5월 마지막 날 직원들이 다 퇴근을 하고 나서 사무실이 있는 건물 옥상에 올라가 하늘을 한참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 붉은 노을의 변화를 보면서 한결에스피라는 인격체가 만들어지고 난 다음의 일년을 회상해 보았었습니다. 세월의 빠르기에 덜컥 겁도 났구요. 6월1일은 저희 회사 창립기념일이었습니다.
가정에 소홀했던 저는 그날 다른 것보다도 집이라고 하는 한 글자의 단어가 가장 많이 떠올랐었습니다. 전세, 월세, 아이파크같은 집말고 누구에게나 똑같이 가슴 속에 있는 집을 말이죠. ^^ 거기에서는 숫자로 대화하지 않는 곳이기 때문에 이기고 오라고 하지 않는 곳입니다. 잘났고 못났음이나 높고 낮음도 없고, 하던 일을 멈추고 가도 절대로 다시 가라고 하지 않는 곳입니다.
나의 모든 것을 감쌀 수 있는 어머니가 있고, 자식들의 생기 넘치는 웃음이 있고, 그 자식들의 어머니인 사랑스러운 나의 아내가 있고, 아무런 조건없이 줄 수 있고 받을 수 있는 형제가 있는 그곳에서는 모두가 주는 것만을 생각하고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 듯합니다. 조화로워서 아름다움이 충만하며, 마치 우주가 있는 듯 한 곳이죠.
아~~ 그런데 정말일까요? ㅎㅎ
저는 "청소부 밥"이라는 책을 다시 읽었습니다. 책 제목에서의 밥은 끼니로 먹는 음식이 아니라 사람의 이름입니다. 그러니까 "청소부 일을 하시는 밥이라는 분"이라는 의미가 되겠죠. 대략 책보면서 코파거나 발가락 만지작 거리다 와이프가 과일 먹으라고 하면 손씻고 과일 먹어주고 하는 시간까지 합쳐 대략 3~4시간 정도면 충분히 다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훌륭한 지침이나 멘토를 이야기하는 책들은 참 많은 것 같습니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샘에게 보내는 편지", "마지막 강의"나 "겅호" 등 많았지만, 이런 책들 중 하나를 고른다면 저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고르고 싶습니다. 멘토를 이야기하는 여느 책들과 이 책의 다른 점은 가르침을 받는 사람이 멘토가 되어 또 다른 사람에게 가르침을 주어 좋은 정신들이 넓고 깊게 이어진다는 점일 겁니다.
젊은 CEO와 그 회사의 청소부가 만나 그 청소부가 자신의 사랑하는 반려자에게서 얻은 값진 6가지 지혜를 소개하는 내용입니다.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6가지 지침인데 이 여섯가지를 나열해 드리는 것보다는 글의 상황에 맞는 그 지침을 느끼시는 것이 좋을 듯 하지만 나열을 하자면,
행복한 삶을 살기위한 6가지 지침
1. 지쳤을 때는 재충전하라.
2. 가족은 짐이 아니라 축복이다.
3. 투덜대지 말고 기도하라.
4. 배운 것을 전달하라.
5. 소비하지 말고 투자하라
6. 삶의 지혜를 후대에 물려주라.
일이라는 것이 어찌보면 하루, 일주일, 한달, 분기 그리고 일년이 숫자로 점철된 반복의 연속이어서 삶의 우선순위를 잊어버리고 퍽퍽한 하루하루를 소비해 버리는 느낌으로 살아갈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자신이 병이 생겼거나, 장례식장에서 상주의 눈물을 통해서 또는 타인의 불행을 보면서 그제서야 상대적인 행복을 잠시 느끼기도 하고, 좀 더 건강에 힘써야겠다는 다짐도 하고, 가족의 소중함도 느끼는 계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종류의 책을 읽는 이유도 너무 때늦은 후회나 돌이킬 수 없는 불행이 오기 전에 삶의 우선순위를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는 죽비소리같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사람이 책을 만들고 책이 사람을 만들지만 가끔은 이렇게 책이 사람을 때리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ㅡㅡ;
이번 주말엔 비도 온다고 하니까 읽으셨던 분들은 다시 한 번, 그리고 아직 접하지 못하셨던 분들께서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읽고 난 후, 저녁에 조촐하게 치킨과 맥주를 하시면서 함께 삶의 우선순위를 정해보시면 어떨까요? 어쩌면 그날 저녁 삶의 우선순위에서 일순위가 "아이 하나 더 낳기"가 될지 누가 알겠습니까? 저는 그렇게 셋째를 가졌으니까요. ㅎㅎ
...fin
단기 4343년 음력 5월6일 이주환 올림
P.S.
"아이 하나 더 낳기" 우선순위에 도움이 될만한 노래는 키스에다 불을 더한 격이 되는 루이 암스트롱의 "Kiss of fire"가 좋겠군요. 좀 더 높은 강도를 원하신다면 톰 존스의 "Sexbomb"이... 이번엔 폭탄이라 뭐라 드릴 말씀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