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03.11.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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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가을남자 이주환입니다.
오늘 아침 가슴시린 가을의 하늘을 담배 한 대 만큼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책상속에 넣어둔 일기장을 펼친 것 마냥 아련한 감성들이 저에게 오는 것 같더군요.
지나치는 여인의 향수 냄새에서 눈물섞인 옛사랑이 떠오르기도 하는...
추억을 머금은 희미한 음악의 선율에 발길을 떼지 못하고 그자리에서 지난 날을 회상하는...
아버지와 술상 앞에 앉아 아버지의 좋은 추억을 꺼내드리고 싶은...
와이프의 예전 연애편지가 비아그라 다섯알의 효과가 될 수 있는...(과연 셋째는 막둥이일까요? ㅡㅡ;)
가을은 그런 계절인 것 같습니다.
감당해내기가 조금 힘든 결정을 하고 몸과 그 이상의 뭔가가 지쳐 있을때, 바로 그때...
또다른 사건과 사고들이 밀려 들어오고, 그에 발맞추어 힘든 프로젝트들이 몰려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일들 중 가장 힘든 것은 믿었던 사람이 주는 실망감이나 배신감이 가장 견디기 힘든 것 같습니다.
더욱이 그 사람이 진심으로 자기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 모습이 너무 안스럽고 보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저 또한 그런 과오속에 있으면서도 인식을 못하고 살아갈거라 생각됩니다.
그렇게 여유라는 것이 없을 때 명치끝에서 여섯살 아이 주먹만한 무엇이 울컥하고 올라오게 하는 영화음악을 문득 듣게 되었습니다.
어느 여인의 인생이 담긴 피아노소리와 그에 맞추어 나오는 또 한 여인의 허밍은 모든 것을 놓게 되더군요.
당장 아침 클릭 오후 띵동 사이트에 들어가 OST CD를 구입하고 저녁에 그 CD를 듣다가 아무도 없는 사무실이 되었을 때 그 영화를 보았습니다.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사랑이야기를 그린 책이나 영화로 이렇게 눈물을 쏟아본 적은 정말이지 없었는데 이 영화는 몇 번을 보아도 일정한 울컥함 이상을 매번 저에게 선사하는 것 같습니다.
그 영화는 Love Affair였습니다. 아네트베닝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실제 남편인 워렌비티와 함께 출연한 이 영화를 보면서 마음속으로 워렌비티 이자식을 몇 번이나 쳐죽였는지...
엔니오 모리코네가 음악을 담당하였는데, 이분의 음악은 항상 가슴을 향하고 있는 듯 합니다.
다이애나효과를 저는 몇 번 경험한 것 같습니다. 눈물이 삶에 주는 좋은 영향을 말이죠.
슬플 때 흐르는 눈물도 있겠지만 소박하지만 경외 가득한 다른 이들의 삶을 접하면서도 감동의 눈물이 있을 수 있겠죠.
그러고 나면 웬지 안좋은 일들도 그냥 일로써 받아들이게 되고 그렇게 힘들다는 생각도 사라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영화나 책들이 뭐가 있을까요?
저는 영화로는... "Love Affair", "Radio(2003년 미국)", "지상 최고의 게임(The greatest game ever played)"
라디오
- 감독
- 마이클 톨린
- 출연
- 쿠바 구딩 쥬니어, 에드 해리스, 데브라 윙거
- 개봉
-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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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애최고의경기
- 감독
- 빌 팩스톤
- 출연
- 샤이아 라보프, 스티븐 딜레인, 피터 퍼스, 엘리어스 코티스, 스티븐 마커스, 조쉬 플리터
- 개봉
-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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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가을에 추천해 주실만한 책이나 영화없으신가요? 공유 한 번 하시죠? ^^
이런 기억을 더듬는 것도 기분전환하는 데 좋은 것 같습니다.
이번 주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볼 추억의 명화를 한 편 골라보는 것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가만있어보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이런 영화들도 괜찮을 것 같은데...
곧세우마 금순아, 살흰애추억, 황홀해서 새벽까지, 마님은 왜 돌쇠에게 쌀밥을 주었는가, 지금 만지러 갑니다... ^^;
감성 가득한 가을을 그야말로 만끽하시길...
단기 4343년 입동 일주일 전 그러니까 일주일 남은 가을남자 이주환 올림
